[세움내움 프로젝트] 학생기자들이 만난 직업 - ‘아나운서(announcer)’
[세움내움 프로젝트] 학생기자들이 만난 직업 - ‘아나운서(announcer)’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01.30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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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 김경섭 아나운서를 만나다

세상의 이슈를 가장 먼저 전달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나운서(announcer)’가 대표적이다.

아나운서는 언론인으로서 시대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방송·연예인으로서 유명세를 치른다. 그만큼 세간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는 힘을 가졌다. 많은 학생·청소년에게 선망의 직업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미래의 아나운서를 꿈꾸는 친구들을 위해 월진회 청소년기자단이 나섰다. 매헌 윤봉길 의사가 제시한 애국운동인 ‘세움내움(세상을 움직이려면 내 몸부터 움직여라)’ 운동을 실천하고, 아나운서에 대한 진로·직업탐색을 위해 홍예은(충남여고1), 양태유(경남 거창아림초6), 권민서(대전 삼육초6), 황연수(대전 상원초6), 이세훈(대전 한밭초5), 이준민(대전 상원초5), 이하린(대전 갑천초6), 이준수(대전 봉명중1) 학생기자가 대전MBC 김경섭 아나운서를 직접 인터뷰했다.

김경섭 아나운서는 2003년 대전MBC에 입사한 17년 경력의 베테랑 방송인으로 ‘생방송 아침이 좋다’, ‘생방송 전국시대’, ‘뉴스투데이 대전 세종 충남’, ‘아침종합뉴스’, ‘FM모닝쇼’ 등 TV와 라디오에서 종횡무진 활약해 왔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안녕하세요. 저희는 매헌 윤봉길의사께서 설립한 애국단체 ‘월진회’의 청소년기자단 홍예은, 양태유, 권민서, 황연수, 이세훈, 이준민, 이하린, 이준수 입니다. 청소년들의 꿈과 끼, 진로 탐색을 위한 명사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이번에 취재할 직업은 아나운서인데요, 아나운서라는 직업의 구조와 종류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홍예은)

“네, 아나운서가 꿈인 친구들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아나운서가 하는 업무는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게 대부분 맞아요. 일단 예를들면 기본적으로 아나운서가 하는 업무는 뉴스 앵커의 업무가 있고, 프로그램 MC 또는 라디오 DJ, 스포츠 캐스터 등이 있어요.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든 분야에서 아나운서의 활동분야가 넓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쇼 행사 등 어떤 큰 행사의 MC사회를 보기도 합니다. 아나운서가 방송국 내에서 하는 영역은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떠올리는 아나운서는 뉴스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뉴스 뿐 만 아니라 프로그램 MC, 라디오 DJ, 스포츠 캐스터, 각종 행사 사회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 아나운서가 할수 있는 일의 종류가 뉴스와 교양, 예능, 스포츠, 라디오 등 무척 다양한 것 같습니다. 행사MC도 하시는데 아나운서의 일상이 궁금합니다.(홍예은)

“말씀대로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아나운서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들이 어떤 분야에 있어서 모든 부분을 다 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아나운서들도 특화된 부분이 있어요. 예를들어 뉴스앵커 쪽 시사 교양 쪽이 잘 맞는다 하는 아나운서는 뉴스나 시사교양 프로그램 MC를 주로 맡고, 연예나 예능 쪽 성격에 맞는 아나운서는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게 됩니다. 스포츠캐스터 쪽에 잘맞는 아나운서가 있고, 라디오DJ 역량이 잘 발휘되면 그쪽으로 특화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서울에는 아나운서가 많이 있어요. 여러명이 있다보니 자기 특기를 살려서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자신이 특화해서 그 분야를 집중적으로 활동하지만 지역에서는 아무래도 아나운서 수가 적기 때문에 앞서 말한 뉴스라든지 프로그램MC, 라디오DJ, 스포츠캐스터 등을 다방면에서 두루두루 해야 합니다. 이것이 서울 본사와 지방의 아나운서의 약간의 차이라고 할 수 있어요. 행사 MC부분에 대해서는 지역에는 축제가 많이 열립니다. 이런 행사에서 아나운서들이 주로 MC를 맡고 있습니다.”

- 앵커와 아나운서, 기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또 기상캐스터나 도로교통 아나운서와 뉴스 아나운서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양태유)

“많은 분들이 뉴스 앵커와 아나운서의 차이점은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일단 앵커라 하면은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앵커는 기자 또는 아나운서가 할수도 있어요. 앵커는 어떻게보면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이고, 아나운서는 뉴스앵커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프로그램의 MC, 캐스터, DJ를 할수도 있습니다. 기자와의 차이점을 꼽자면 기자는 직접 무언가를 취재해서 기사를 씁니다. 그런 기자 중에서 앵커를 할 수도 있는 기자가 있습니다. 아나운서는 직접 기사를 쓰지는 않습니다. 취재도 하지 않지만 아나운서가 뉴스 앵커를 하면서 아나운서의 능력 발휘를 할 수 있는 것은 전달력 측면에서 아나운서가 더 정확히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최종 전달자로서 뉴스 앵커는 그냥 뉴스만 잘 전달한다고 해서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뉴스에 맞는 이미지,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이미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나운서가 뉴스 앵커를 맡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로 MBC, KBS, SBS 등 주요 메이저 방송국에서는 밤에 하는 뉴스가 메인 뉴스입니다. 보통 기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대입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보기 때문에 메인 뉴스의 경우에는 남자 앵커는 기자가, 여자 앵커는 아나운서가 맡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주로 현재의 추세는 밤 시간의 주요 뉴스 메인 타임에는 그렇게 합니다. 기상캐스터나 도로교통 아나운서, 뉴스 아나운서는 말그대로 그 분야만 (전문적으로) 하는 겁니다. 기상정보만, 도로교통상황만을 전달합니다. 뉴스 아나운서는 아나운서 중에서 뉴스를 담당하는 사람을 지칭합니다. 쉽게 구분을 하자면 이렇게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 뉴스에서 읽으시는 기사는 직접 쓰신 건지 궁금합니다. 기자가 기사를 쓰고, 아나운서는 그것을 보고 읽는 것인지 알고싶습니다.(양태유)

"보통 뉴스 기사는 기자가 취재를 하고, 기자가 직접 씁니다. 기자가 쓴 기사를 아나운서가 최종 전달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기자들이 쓴 기사를 그대로 앵무새처럼 읽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나운서는 최종 전달자로서 기사를 먼저 예독을 하고, 기사의 내용을 완전히 바꿀수 없지만 단어선택이나 주어와 어미가 맞지 않는 경우에 문법에 잘 맞도록 중점을 두고 최종적으로 거르는 역할을 합니다. 기사의 내용을 완전히 바꿀수는 없지만 취재기자가 써왔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지만 아나운서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문법적으로나 단어 선택이 잘못된 것은 없는지 최종 확인한 다음에 뉴스에 임하게 됩니다."

- 제 꿈은 방송PD인데 아나운서나 방송인이 되려면 어떤 공부와 과정을 거쳐야 되는지 알고싶습니다. 또 언제부터 아나운서를 꿈꾸셨는지 궁금합니다.(권민서)

"방송국에는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아나운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나운서, PD, 기자, 기술, 작가 등이 협업을 하는 게 방송입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직종이든지 방송국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공채시험을 봐야 합니다. 많은 친구들이 묻습니다. 그렇다면 시험을 보기 위해 대학에서 방송 관련 학과를 가야하나요? 이런 질문을 하는데 전공은 불문입니다. 어떠한 전공을 했든 어차피 시험을 봐야 하므로 크게 상관없습니다. 물론 방송 관련학과를 나오면 이론적으로 더 많이 배우고 왔기 때문에 도움이 될수는 있겠지만 방송국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방송관련 학과를 꼭 나와야하는 법은 없습니다. 공채시험을 봐야하는데 아나운서, PD, 기술직종에 따라 약간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공통적으로는 서류전형 통과해야하고, 다음 필기시험을 봅니다. 필기는 보통 국어, 상식, 영어인데 요즘 영어는 토익이나 토플로 대체합니다. 이밖에 국어, 시사상식, 작문, 논술 시험 등을 봅니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다음에는 아나운서의 경우 카메라 테스트를 봅니다. 아무래도 카메라에 나오는 직종이므로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뉴스를 읽거나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MC로서의 능력을 보기 위해서죠. 카메라 테스트도 1차, 2차, 많으면 3차에 걸쳐 여러번 봅니다. 그 과정을 통과하면 통과한 지원자들끼리 합숙훈련을 하면서 어떤 주제에 대해서 토론하거나 주어진 과제에 대해서 함께 얘기를 나누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것도 방송국에 따라 다르기도 합니다. 모든 과정을 통과후 마지막으로 임원진 면접을 통과해야 합니다. 면접까지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합격을 합니다. PD, 기자, 기술은 굳이 카메라테스트가 필요없으므로 아나운서보다 간단합니다. 학창시절에는 다른 꿈이 있었습니다. 대학교 진학후 대학생활을 하면서 꿈이 바뀌었어요. 그때부터 아나운서의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아나운서에 대한 막연한 꿈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갖게된 것은 누나의 영향 때문입니다. 누나가 아나운서의 꿈을 갖고 여러번 아나운서가 되고자 시도했지만 실패했어요. 대학교 다닐 때 아나운서가 얼마나 어렵기에 누나가 힘들게 노력했음에도 실패했을까 생각했고 그러면 내가 한번 도전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아나운서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갖고는 있었는데 경쟁력도 높고, 내 얼굴이 TV에 나올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누나의 영향을 받아서 대학교 때부터 구체적으로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 아나운서님이 존경하는 선배 아나운서가 있습니까? 그리고 훌륭한 아나운서의 기준은 무엇입니까?(권민서)

"아나운서 선배 중에는 대단한 선배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선배들 가운데 스포츠 캐스터로서 명성이 드높았던 남자 선배님이 계시는데 지금은 고인입니다. 실명거론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 분은 스포츠 캐스터의 역량도 뛰어나지만 후배들에게 인성으로 존경을 받으신 분입니다. 아나운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후배들을 잘 챙겨주셨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아나운서가 분명 역량도 뛰어난 것이 중요하지만 그 사람의 됨됨이, 인성이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고, 귀감을 되느냐 이 점에 있어서 그 선배님을 존경합니다. 여기 아나운서의 꿈을 가진 친구들이 무조건 아나운서로서의 스킬, 즉 기술만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아나운서의 자질로서 남에게 인정받는 인성을 갖추었으면 좋겠습니다."

- 4차산업혁명 시대와 AI시대를 맞아 아나운서의 전망이나 역할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황연수)

"4차 산업혁명 시대죠.  정말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에 발맞추어 요즘 AI를 이용한 아나운서가 등장했습니다.(웃음) 저는 AI아나운서가 물론 뉴스를 정확히 오독없이 완벽히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아니고 인공지능이기 때문이죠. (사람)아나운서보다 정확히 전달하는데 있어서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아나운서가 그냥 아나운서로서 기술력만 시청취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프로그램에 있어서 시청자들과 함께 공감하고, 교감하면서 어떤 휴머니즘을 전달하는 것도 아나운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AI인공지능이 얼마나 어느 수준까지 도달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휴머니즘에 있어서는 아나운서가 직접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교감을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아나운서를 직업으로 가지려면 어떤 덕목이 필요하며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나요? 아나운서로서 가장 보람있거나 아쉬웠던 점을 알고 싶습니다.(황연수)

"아나운서의 기본적인 자질은 일단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 배려 속에서 경청할 수 있는 자세가 나오기 때문이죠. 아나운서가 말하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남의 말을 잘 들어줄 수 있어야 해요. 그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감을 할 수 있어야 말을 더 잘 할수 있기 때문인거죠. 경청하는 자세가 아나운서의 기본적인 덕목입니다. 경청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나운서도 일반 사람들과 별반 다를바 없습니다. 방송국 밖을 나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시면 내가 진행하는 방송 라디오를 들었다는 뜻이므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더 나아가 음식점에 갔을 때 마음 넓으신 사장님들께서 서비스로 음식이나 음료수를 더 주시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감사하죠. 소소한 행복이지만 보람을 참 많이 느낍니다.(웃음) 교과서적인 답변을 하자면 많은 시청취자들이 내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문자 사연을 보내서 따뜻함을 느꼈다, 좋았다라는 좋은 반응이 들어오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나운서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절로 좋아집니다. 아쉬움도 분명히 있지요. 사람 욕심은 끝이 없는지라 결국 아나운서들은 방송에 있어서 내가 진행한 방송에 100% 만족한다고 느끼는 아나운서는 한명도 없을 겁니다. 항상 방송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그렇다해도 특히 생방송의 경우에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해 볼걸, 이런 멘트를 해 볼걸 등등 아쉬움이 항상 남습니다."

- 아나운서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인데 논리적으로 말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잘 전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이세훈)

"앞서 아나운서의 자질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지만 말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일단 경청하는 습관이 중요해요. 남의 말을 잘 들으려는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많거나 말이 많다보면 다른 사람의 말을 끊거나, 내 말을 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말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아요. 아나운서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말을 충분히 잘 들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평소 논리적으로 말하려면 다른 건 필요없는 것 같고, 독서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방송 관련 전문서적이 아니라도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얻는 것도 좋지만 아날로그 방식일 수 있으나 서점에 가서 책의 냄새도 맡으면서 책장을 한장 한장 넘겨보며 책을 많이 보는 독서습관을 가지면 논리적으로 말하는데 도움이 충분히 될 수 있습니다. 내가 갖고있는 지식을 남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남에게 잘 전달돼야 의사표현이 분명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말할 때 친구들한테 말할 때에도 목소리를 높여야 해요. 요즘 친구들이 말을 굉장히 빨리 말하면서 웅얼웅얼 작게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친구들과 얘기할 때 또박또박 천천히 목소리를 높여서 말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감있게 말할 수 있고 발표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생방송을 진행하시거나 행사MC를 하시면서 본인이나 동료 아나운서들의 방송 실수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또는 갑작스러운 속보가 들어왔을 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이세훈)

"다른 사람의 실수보다도 제가 새내기 아나운서일때 실수를 많이 해서 제 얘기를 말씀 드릴께요. 아나운서가 외부행사 진행을 많이 하는데 제가 야외축제 현장에서 사회를 볼 때였어요. 야외는 날씨가 항상 좋을 수 없죠? 비, 바람, 눈이 내려도 행사가 취소되지 않는 이상 행사사회를 봐야 합니다. 입사 초반에 외부 행사였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행사였어요. 그런데 행사원고가 바람에 모두 날아가버려 당황한 일이 있었어요. 물론 지금은 아나운서의 연차가 있으므로 어느 정도 순서를 익히고 있으면 애드립을 해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지만 그 때는 새내기 아나운서로서 오로지 진행을 위해 원고를 달달 외우고, 전달하기도 급급한 시절이었어요. 바람에 원고가 날아가 버렸으니 얼마나 당황스럽고 머릿 속이 하얗게 됐을까요. 다행히 옆에 있던 여자 아나운서 선배가 베테랑이어서 잘 모면했습니다. 행사장에서 초대가수가 노래를 부를 때 얼른 원고를 다시 받아서 이후에는 잘 진행했지만 당시의 당황스러운 표정이 TV화면에 모두 잡혔어요. 녹화방송 모니터를 보니 얼굴이 사색이 된 표정이 카메라에 다 잡혔더라구요. 지금은 웃으며 얘기하지만 그때는 굉장히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또 제가 아침 7시에 진행하는 라디오 FM모닝쇼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것도 새내기 아나운서 때였어요. 전날 회식자리가 있었는데 (아침에)알람 소리를 듣지 못한거예요. 7시 시작인데 알람 소리를 못 듣고 방송시작 5분전에 방송작가에게 전화가 와서 일어났어요. 생방송 5분전에 전화를 받고 회사까지 아무리 빨라도 20분이 넘게 걸리는데 머릿 속이 하얗게 됐죠. 일단 음악프로그램이니까 멘트없이 음악을 계속 내보내달라 했어요. 옷만 대충 입고 달려나와 겨우 도착해서 음악이 나간 뒤에 인사를 드렸습니다. 청취자에게 사과 말씀을 드리고 방송을 이어갔어요. 그때 청취자들에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고, 또 죄송한 마음 뿐만 아니라 제 스스로 아나운서로서의 기본적인 청취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졌어요. 그 후속조치로 방송사고에 대한 경위서를 썼습니다. 다음부터는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반성문을 썼던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새내기 아나운서 때에는 방송실수를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했어요."

- 일상생활에서 '효꽈'나 '짜장면' 등의 발음도 표준발음으로 인정 받았습니다. 아나운서들은 표준어의 발음을 어떻게 연습하는지 궁금합니다. 또 발음을 정확하게 하기 위한 발성 연습이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이준민)

"아나운서는 전달력에 있어서 발음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발음을 정확히 그 음가 하나 하나를 정확히 내기 위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죠. 발음 중에서 유독 내가 잘 발음하지 못하는 단어들이 있어요. 그러면 그 단어를 잘 체크해 놨다가 원활하게 그 발음이 나올 때까지 계속 연습을 합니다. 일단 우리 친구들이 드라마에서 보면 볼펜을 입에 물고 연습하는 장면들이 있지요? 그러나 저는 한번 해봤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볼펜을 물고 했더니 침만 뚝뚝 떨어졌습니다.(웃음) 볼펜 물고 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평소에 발음을 정확히 내고 싶다고 생각하면 일상 생활에서 천천히 또박또박 정확하게 말하는 노력이 좋습니다. 평소 책을 읽을 때에도 나 혼자 읽을 때에도 속으로 읽지 말고 소리를 내면서 읽는 연습을 하면 좋아요. 아나운서들은 복식호흡을 하면서 발성을 합니다. 보통 코로 숨을 쉬는데 배에 힘을 주면서 말을 해요. 복식호흡을 하고 발성을 하는데 있어서 목소리가 중요하므로 물을 많이 마시려는 노력을 합니다. 목을 보호하기 위해서 옷도 목을 따듯하게 하는 폴라티를 입습니다.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기도 하죠."

 

- 아나운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이중적인 것 같습니다. 언론인으로 볼때도 있고, 연예인으로 볼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나테이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이준민)

"요즘에 아나운서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아나운서는 연예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공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인으로서 예능인으로서 두가지 모두 시청취자들이 생각할수 있으나 앞서 말씀드린대로 아나운서는 활동할 수 있는 분야가 여러 가지 입니다. 시사프로그램, 뉴스 등 전문적인 분야나 스포츠 프로그램, 예능오락 분야의 전문적인 아나운서도 있기 때문에 아나운서의 성격에 따라서 시청취자들이 바라보는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는 기본적으로 아나운서는 연예인이 아니라 언론인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꼭 구분 짓기 보다는 아나운서의 성격에 맞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 부문에서 다른 사람보다 더 빛을 발휘한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요즘 ‘가짜 뉴스’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아나운서들도 가짜 뉴스 때문에 곤란을 겪는 일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뉴스를 보도하기 전에 어떤 경로로 사실 확인이 이뤄지는 지 알고 싶습니다.(이하린)

"뉴스기사는 취재기자들이 직접 취재하고 쓰기 때문에 아나운서들이 직접 취재해서 뉴스를 만드는 경우는 흔치않습니다. 통상적으로 기자가 기사를 씁니다. 아나운서들이 가짜뉴스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기자들보다는 적어요. 그런데 아나운서도 맡은 프로그램이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일 경우에는 이 정보가 정확한 것인지 검증하려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 정보에 대해서 검색을 하기도 하고, 검증을 거치는 과정을 통해서 멘트를 하기도 합니다. 뉴스에 있어서 기자들이 뉴스를 취재하고 기사를 쓰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뉴스를 만드는데 있어서 아나운서도 회의에 참여하죠. 아나운서가 판단하기에 뉴스기사에 있어서 내가 아는 것과 다르게 다른 부분이 많고,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뉴스 스태프 회의를 통해서 의견을 낼 수 있어요. 과정과 검증을 통해서 보도국에서 가짜뉴스를 걸러내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아나운서를 꿈꾸는 학생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나 영화, 귀감이 될 만한 사례를 소개해 주십시오.(이준수)

"쉽게 접할수 있는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굿모닝 에브리원’입니다. 영화가 아나운서에 대한 내용은 아니지만 지방 방송국 PD가 해고를 당하고, 더 큰 메이저급 방송국에 취직한 뒤 시청률이 낮은 아침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높이고자 좌충우돌하는 여러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결국 높은 시청률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데 그 과정에서 갈등과 애환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고, 방송국에서 일하면서 어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지 알수 있을 겁니다. 아나운서가 되기위한 동기부여를 갖게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추천합니다."

-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홍예은)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꿈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한편, 이날 직업탐색에 앞서 학생기자들은 대전MBC 곳곳을 견학하면서 방송국과 방송 관계자들의 업무 등을 알게됐다. 메인 뉴스룸에서 앵커자리에 앉은 뒤 프롬프터를 읽어보고, 중앙편집실의 시스템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살펴봤다. 또 각종 촬영 장비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김경섭 아나운서가 MC를 맡고 있는 '생방송아침이좋다' 메인무대도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