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서 글자로', 학생부종합전형 바로 알기
'숫자에서 글자로', 학생부종합전형 바로 알기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9.02.10 0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샘의 입시플랜 첫번째 이야기 '대학 입시제도의 흐름'

'학종'. 이게 무슨 말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수험생 부모가 아니거나 교육에 '일'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하다못해 드라마 SKY캐슬도 안 본 사람이거나.

'학종'은 대학입시의 학생부종합전형의 준말이다. 대입은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뉘고, 수시는 학생부중심전형과 논술전형, 특기자전형으로 나뉘고, 정시는 수능으로 대표된다. 다시 학생부중심전형은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으로 구분된다.

'학종'은 지금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다. 물론 이 감자는 십 수년 전부터 뜨거웠다. 강남지역이 아닐 수록, 수도권에서 먼 지방일수록, 제대로 알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상황이 변했다. 수도권에서 먼 지방, 그것도 시·군 단위의 학교들은 학종 덕분에 '인(in)서울'의 꿈을 키워내고 실적을 내고 있다. 반대로 광역도시의 어중간한 학교들은 입시제도의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전체 모집인원의 30%에 불과한 정시 수능으로 학생들을 몰아넣고 있다.

그리고 어중간한 대도시의 학부모일 수록 '학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학교도 제대로 학생을 관리해 주지 않으니 금수저 전형, 복불복 전형이라고 비난한다. 학종의 진짜 얼굴도 모르면서.

교육사랑신문이 지난 9일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 개최한 '백샘의 입시플랜- 대학 입시제도의 흐름' 특강은 학생부중심전형을 중심으로 수도권 주요 대학과 지방국립대, 4-5등급 이하의 학생들도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비법을 전했다. 강사는 전 대전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를 역임한 백승룡 대전대신고 진학부장 선생님이 맡았다.

이날 강의를 요약하면 간단하다.

더 이상 수시와 정시 논쟁은 무의미하고, 좋은 대학일 수록 수시 비중은 높아지며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대학들의 선호도는 커진다는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일반고를 나와도 자신의 특성을 고려한 뚜렷한 꿈과 목표가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열정이 있고, 결과보다 동기와 과정을 중시하는 스토리텔링의 T자형 인재를 뽑는 제도이기 때문에 입시 패러다임의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명문대학들은 밤새 교과서와 참고서를 외워서 100점 맞는 학생보다 전공분야에 대한 지적호기심과 흥미를 책이나 TED, 위키백과 등으로 확인하고, 지식채널e와 다큐멘터리 등으로 지식을 채워넣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열정을 가진 90점 짜리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는 팩트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로 학종은 점수로 줄 세워 선발하는 전형이 아니다. 학생마다의 소질과 끼, 진정성, 전공적합성, 리더십, 나눔배려정신, 지적호기심을 더 키우려는 전형이다.

이미 수도권 명문대학들은 50%에 달하는 학생을 학종으로 뽑고 있으며 대학의 입학처에서는 이 선발 기준에 대해 '학업성적'이 아니라 '학업역량'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학생들의 변화도 뚜렷하다. 너도 나도 동아리를 만들고, 흥미없고 귀찮던 임원도 서로 하려 하고, 학교행사에 발벗고 나선다. 인기동아리는 인터넷으로 모집하고 몇분 되지 않아 마감된다.

결론은 나왔다. 어릴 때부터 진로를 정하고, 학과정보를 알아야 한다. 이 과정이 빠를 수록 좋다. 역량을 키우고, 정답만 외우도록 강요하면 안 된다. 왜 이런 활동을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어떤 활동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동기와 과정에 대한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씨를 뿌리고, 고등학교 때 꽃을 피우고, 대학에서 열매를 거두고, 사회에서 확장시켜 나가는 학생부종합전형 인재들을 대학들이 선호하는 진짜 이유다.

학종은 갑자기 생긴 제도가 아니다. 창의력과 전문성이 없으면 치열한 국제사회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제도적 선택인 셈이다.

다시 백승룡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학종은 숫자(점수)에서 글자(전공 적합도와 관련 이력)로 바뀐 입시 패러다임의 흐름입니다. 어떻게 이력을 만들까요? 우선 원하는 전공과 대학을 생각하고, 해당 대학 학과의 학생선발기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대학의 입학처에는 어떤 인재를 선발한다는 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학교 선생님과 친해지세요. 수업 시간에 관심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이걸 메모하고, 학생부를 채워넣는 노력을 한다면 성공적인 대학 입시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교육사랑신문은 오는 16일 오후 2시 두번째  '백샘의 입시플랜'을 진행한다. 이번 주제는 'only one 자기소개서 작성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