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절대평가, 올해 영향력은?
수능 영어 절대평가, 올해 영향력은?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8.10.29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 입시에서 영어의 비중은 크다. 주요 과목인 영어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문제는 지난 2018학년도 대입 수능부터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 만점이다. 전년도 수능에서 영어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영어 1등급 만점자는 52,983명이나 나왔다. 영어 절대평가 시행에 따라 수험생들의 이해득실이 바쁜 이유다. 2019학년도 대입 수능에서 영어 영역의 영향력은 어떨지 살펴봤다.

영어 영역의 절대평가 시행은 대학별 배점에 변화를 주었다. 2017학년도까지 영어 영역은 다른 영역과 함께 점수 합산 방식으로 반영비율 20%이상으로 적용되었다. 하지만, 절대평가로 변경되면서 가톨릭대 의예과,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인천대, 중앙대 등 등급별 가점제로 변경한 대학들이 나타났고, 점수 합산 방식으로 적용하는 대학 중 아주대, 한양대 등 영어 영역의 반영비율을 10%이상 낮춘 대학도 많아졌다. 등급별 가점제를 적용한 대학이 점수 합산 방식의 대학보다 영어 영향력이 덜 한 경향을 보였다.

총점에서 영어 등급별 점수를 가산하거나 감산하는데, 가톨릭대 의예과, 서울대, 중앙대의 경우 영어 2등급을 받더라도 0.5점 밖에 감점되지 않아 영어 영역의 영향력이 크게 낮아졌다. 전년도 진학사 모의지원 데이터 중 고려대 자연계열 최초합격 가능권 영어2등급 인원 비율이 평균 48.3%였고, 66.7%인 모집단위도 있었다. 일부 모집단위에서는 영어 3등급의 합격 가능권도 30% 정도 있었다. 영어 외의 다른 영역의 변별력이 커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영어 영향력이 큰 대학도 있다. 영어 영역의 등급간 점수 차가 큰 대학들이 있는데, 경희대는 2등급 시 8점의 손실이 있고, 연세대는 5점, 이화여대는 10점까지 차이가 난다. 영어 영역이 2등급일 경우 정시에서 합격하기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전년도 진학사 모의지원 데이터에서 연세대 인문계열 지원자 중 영어 2등급의 최초합격 가능권은 한 명도 없었고, 자연계열에서도 10%를 넘는 모집단위가 없을 정도로 영어 영역 1등급이 절대적 기준이 되었다.

올해 영어 영역 등급간 점수를 변경한 대학들이 있다. 동국대는 작년에 2등급 -4점, 3등급 -10점을 주었는데, 올해 2등급 -2점, 3등급 -4점으로 감점 폭이 줄었다. 서울시립대 자연계열의 경우도 2등급 -2점으로 전년도 -5점보다 감점이 적다. 그만큼 영어 영향력이 줄어든 대학들이다. 반대로 아주대는 전년도 2등급 -0.5점에서 올해 -4점으로 감점 폭이 커졌고, 을지대와 한국산업기술대의 경우 가산점 방식에서 점수합산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영어 영향력이 커졌다. 수도권 대학 중에서 영어 등급간 점수 차가 줄어든 대학보다 커진 대학이 많다. 즉, 영어 영향력을 높인 대학이 증가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수석연구원은 "절대평가인 영어는 출제 난도에 따라 등급별 인원 변화가 크다"며 "전년도의 경우 모의평가에서는 어려웠다가 수능에서 쉽게 출제되면서 영어 1등급 인원이 크게 늘었는데, 올해도 쉽게 출제될 것인지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영어 영향력이 커진 대학이 많아서 자칫 등급이 밀릴 경우 지난해보다 정시 지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만큼 수능 까지 영어 영역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