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3학년 2학기 성적 제출 논란
KAIST, 3학년 2학기 성적 제출 논란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8.05.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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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조항 아냐" VS "패널티 될 것"
사진출처=카이스트 홈페이지
사진출처=카이스트 홈페이지

KAIST가 2019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최종합격자 추가제출서류에 '고교 졸업(수료) 전 마지막 학기의 성적이 포함된 학교생활기록부 원본'을 넣도록 해 관심이 집중된다.

고3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전년도까지는 추가서류에 '졸업증명서'만 제출하도록 했는데 올해 갑자기 3학년 2학기 성적까지 제출하도록 한 배경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과학영재학교인 대전과학고에서 중학교 3학년 2학기 내신 성적이 미달됐다는 이유로 재학생 2명에게 합격 취소한 사례를 들어 향후 불이익이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9일 KAIST 입학처 관계자는 일단 강제조항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학교 생활을 잘했으면 하는 의도로 3학년 2학기 성적을 제출하도록 했고, 성적이 나쁘다고 불합격을 줄 만큼 효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입장은 다르다. KAIST가 불필요한 논란거리를 만들었다는 입장이다. 경고성 문구로만 여겨졌던 영재학교의 '3학년 2학기 성적 반영'이 실제 합격 취소로 이어진 첫 사례까지 나온 마당에 KAIST가 최종합격자 제출서류를 추가한 것도 향후 일종의 패널티 규정으로 자리잡는게 아니냐는 이야기다.

일부 영재학교가 마지막 전형인 3단계를 마친 뒤 '합격자'가 아닌 '합격예정자'로 발표하듯이 KAIST도 논란의 여지를 남겨 뒀다는 것이다. 실제로 KAIST는 단서조항에 '기한 내에 해당 서류가 도착하지 않은 경우 최종합격을 취소할 수 있음'이라는 문구를 달았다.

물론 KAIST가 3학년 2학기 내신 서류를 추가 제출하도록 한 것을 고교 정상화를 위한 포괄적인 지침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초에 영재학교들이 3학년 2학기 성적을 요구한 이유가 중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것이지 특정 학생을 떨어뜨리는 마이너스 규정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김태근 이투스 평가이사는 "고교 정상화를 위한 조치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겠지만 자칫 실수로 서류를 내지 못할 경우 불합격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최근 충남대 의대에서도 지역인재전형에 중학교 학생부를 제출하라는 조항이 있었는데 이를 인지하지 못한 학생들이 대거 탈락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학교 측의 홍보와 수험생들의 꼼꼼함이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과고는 2017학년도 입학생 2명을 '불성실' 사유로 입학을 취소했다. 이미 중학교 3학년 2학기 내신에서 3과목 이상 성적이 하락할 경우 불합격 처리할 수 있다는 기준을 반복적으로 알렸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다. 해당 학생들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6학년 4월 대전과고에 지원했고, 같은 해 7월 최종합격대상자로 선발됐다. 합격소식을 접한 두 학생은 고교 과정 선행과 올림피아드 대회 준비 등을 이유로 2학기 내신 관리에 소홀했고, 결과적으로 4개 과목에서 내신등급이 떨어졌다. 학부모와 소송으로 번진 다툼은 법원이 1,2심 모두 학교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다. 법원은 불합격 처리 기준에 대해 학교 측의 사전 고지가 다소 불분명했더라도 대전과고가 입시요강과 공문, 개별연락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입학 취소 가능성을 알렸다는 점에서 학교의 재량권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