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 학생부의 공식, '6, 7, 8, 9'
만점 학생부의 공식, '6, 7, 8, 9'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8.03.2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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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봉진을 아시나요?

대학 입시나 특목·자사고 입시의 성패를 가르는 학교생활기록부를 '만점' 짜리로 만들고 싶은 건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의 소망이다. 이때 반드시 알아야 할 키워드가 있다. 바로 '자동봉진'과 '6, 7, 8, 9'다. 마치 비밀번호나 암호(暗號)처럼 들리겠지만 이 두가지 키워드야 말로 만점 학생부 관리의 핵심이다.

조근주 (사)한국미디어진흥교육원 이사장(열정스토리 로드맵연구소장)은 "학생부는 팩트 위주, 자기소개서는 객관적인 사실에 학생 스스로의 의미와 이력을 채워넣는 작업"이라며 "같은 학교생활기록부라도 어떻게 쓰고, 무엇을 썼느냐에 따라 대학 입시 결과는 천차만별이고, 만점 학생부 역시 학생부 속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조근주 이사장에게 학생과 학부모가 반드시 알아 둬야 할 '만점 학생부'의 비법을 들어봤다.

◆'자동봉진'에 주목

'자·동·봉·진'은 자율활동,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의 머릿글자다. 이들 네 가지 활동 이력만 제대로 갖춰도 변별력 있는 학교생활기록부를 만들 수 있다. 이들 활동은 학생부 6번 항목인 '창의적체험활동'에서 비교과 영역 세부기록의 핵심이다.

언제부터 진로 목표를 세웠으며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진학 목표를 갖고, 활동을 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자료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종의 알리바이인 셈이다. '성실하다, 열정적이다. 리더십이 있다' 등의 상투적인 수사는 이제 무의미하다. 학생부에 기록된 '자동봉진'의 과정은 대학 입학사정관들에게 설득력있고, 구체적인 기록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각각의 활동에는 반드시 써야 할 내용이 있다. 자율활동은 '임원 활동' 경력이 주목받는다. 임원활동은 리더십을 갖춘 주도적 인재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낼 수 있다. 동아리나 모둠 등 다양한 형태의 임원 활동도 써 넣을 수 있다.

동아리 활동은 진로적성, 자기주도력,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활동을 넣으면 효과적이다. 다만, 중학생의 경우 진로 분야와 관련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어도 동아리 자체가 없는 학교가 있다. 이럴 땐 관심과 진로 분야가 같은 친구들과 함께 자율동아리를 결성하면 평가에서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자율동아리는 학교교육계획에 따라 학기 초에 구성할 수 있지만 학기 중에 구성된 동아리는 입력되지 않는 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외국어고나 자사고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희망진로 관련 동아리,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입증하는 학술동아리 등의 활동도 해볼 만 하다.

봉사활동은 보고서가 답이다. 반드시 구체적인 기록물을 남겨야 한다. 에피소드나 느낀 점을 기록해 두지 않으면 학생부를 쓸 때 빼 먹을 수 있다. 진로와 무관한 봉사도 문제될 것은 없지만 가급적이면 연관성이 있는 것이 좋다. 본인이 희망하는 전공과 연계된 멘토링 봉사는 최고의 평가를 받는다. 단, 입시를 위한 봉사라는 느낌을 주면 안된다. 나눔과 배려는 언제나 지속적이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진로활동은 실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발전시켜 온 이력을 담아내는 게 좋다. 학교 정보를 탐색하고, 상급학교를 방문하거나 입시박람회를 견학하는 것도 좋은 재료다. 아르바이트나 인턴십도 좋다.

◆6, 7, 8, 9

'6, 7, 8, 9'는 학생부 항목의 번호다. 학생부는 모두 9개 문항(고등학생용은 5번 자격증 항목이 추가돼 10개)으로 이뤄져 있는데 조 이사장은 이 중 6번 '창의적체험활동', 7번 '교과세부특기', 8번 '독서활동기록', 9번 '종합의견'까지를 가장 눈 여겨 봐야 할 항목이라고 강조했다.

6번 창의적체험활동은 '자동봉진'이 전부다.

7번 교과세부특기는 교과 내신의 과목별 성취도와 원점수, 표준점수가 기재된다. 입시에서 1단계 1.5배수-2배수 선발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다만, 기존의 내신 9등급제 상대평가 방식이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변별력이 저하됐다. 이유는 성취도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90점 A학생이나 100점 A학생을 가려낼 수 없다는 의미다. 특목·자사고 입시에서 전교 1등이 떨어지고, 밑에 등수 학생이 합격하는 이변(?)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8번 독서활동기록은 독서감상문과 다르다는 점을 아는 게 중요하다.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것은 '1인칭 나의 시점', '줄거리 나열', '특정 책에 대해 쓰는 것', '책 제목 만 나열' 하는 것 등이다. 평소 독서기록장이나 독서 포트폴리오,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증빙 자료를 갖추면 근거 자료가 될 수 있다.

9번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추천서'의 역할을 한다. 최근 자기주도학습 전형에서 교사추천서 폐지가 강하게 거론되고 있어 9번 항목이 상대적으로 중요해 졌다. 학년별로 1000자 이내로 기록하는데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200-300자 수준으로 씌여지고 있다. 학생의 잠재력과 인성, 인지적 특성, 자기주도적학습 능력, 창의성 등이 주요 골자지만 담당 교사가 발굴해서 얼마든지 자율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 이사장은 "입시에 필요한 학생부에서 모든 활동은 5단계로 통한다"며 "'6, 7, 8, 9'와 '자동봉진'도 5단계의 과정으로 요약될 때 만점 학생부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이 제안하는 5단계는 △동기(왜 그 활동을 했는가) △구체적인 내용(어떤 생각을 했나) △성취(그 결과 잘 알게됐다. 과목과 연관 있는 성취향상) △느낀점 △심화된 활동 이다.

조 이사장은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최선이고, 학생부의 기록도 학업 성적과 학업 역량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하다"며 "끼가 꿈이 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찾아 내고, 이를 진로와 전공으로 연결하는 활동이 만점 학생부의 시작과 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